[미술]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작품이 주는 첫 인상에 강렬히 꽂혀 그 작품과 작가를 찾아 기억하게 된 경험이, 미술에 소견이 부족한 나로선 아직 없다.
대신 다른 공간에서 같은 작가의 작품을 몇 번에 걸쳐 감상할 기회가 있을 때 '전에 어디선가 봤었는데'하는 경험은 드물게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인간상 조각이다.
그의 작품들이 갖는 고유한 특성은 인간을 앙상하고 가늘게 표현했다는 것에 있다.
"거리의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무게가 없다. 죽은 사람보다도 의식이 없는 사람보다도 가볍다. 내가 보여주려는 건 바로 그런 가벼움의 본질이다."
청동이라는 재질, 거친 터치와 다르게 그의 작품은 쉽게 휘고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다.
반대로 겉모습은 앙상하고 가늘지만 누구도 쉽사리 이 마른 인간을 부서트리거나 휘게 할 생각은 하지 못한다.
여기서 겉은 단단해보이나 속은 나약한 인간을,
동시에 앙상해보이나 파괴할 수 없는 인간의 감상을 하게 되었다.
작품의 동기는 인간의 나약함이지만 일말의 희망만은 남겨두었달까.
끝으로 "예술의 목표는 현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강도의 현실을 재창조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내게 '경제학 연구의 목표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감상을 준다.
같이 읽으면 좋을 글들을 링크해둔다.
https://www.mk.co.kr/premium/life/view/2019/06/25898/
https://www.tate.org.uk/whats-on/tate-modern/exhibition/giacometti/room-gu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