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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intro#2] 나는 떠날 자격이 있을까? - 여행에의 자격 본문
보통의 겨울날, 평소와는 달리 새벽부터 일어나 앞뒤로 백팩을 짊어지고 버스에 올랐다.
터미널로 가는 버스 안에서 '여행'하면 으레 떠올리는, 유명했던 한 광고 카피가 떠올랐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나는 '떠날 자격'이 있을까?
나는 막상 여행을 떠날 때, '일상을 벗어던지는 후련함'으로 가득차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듬성듬성 짠 계획 때문에 개운치 못한 마음(불확실이나 즉흥이 가져다 줄 즐거움에 대한 기대도 물론 있지만)이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걱정 등으로 그랬다. 하지만 전과 달리 이번 여행에는 '내가 과연 여행할 자격이 있을까?'라는 찝찝함이 마음 한 켠에 자리했다.
애초에 '여행할 자격'이라는 말이 어불성설이지만, 까마득한 옛날 광고 카피를 끄집어 내 '자격' 운운하는 것은 삶을 열심히 살아내지 못했음에 대한 '제 발 저림'의 결과일 것이다. 박사과정 첫학기를 잘 마무리하지 못했고, 그 아쉬움으로 인해 방학을 큰 의미 없이 흘려보냈다. 3시간에 연이어 2시간 짜리 학부과목 시험감독을 끝내고 찾아온 몸살 때문에 다음날 2개의 시험도 겨우 마치고 한동안 집 안에서만 지냈다. '방 안'이 맞는 표현일 수도 있겠다. 계획했던, 학기 중 자료 정리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틈도 없이 방만의 연속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여행 갈 맛이 나지 않았다.
여행을 계획을 했을 때, 쿠바로 여행지를 확정하고 틈틈이 관련 자료들을 찾아봤을 때, 스페인어를 익히고 일정을 계획할 때는 여행에 대한 설렘이 있었는데. 막상 첫 발을 떼니까 그 설렘은 어디로 갔는지.
아마 아직도 낯선 미국 땅에서 혼자 떠나는 더 낯선 쿠바에 대한, 막연하게나마 가지고 있던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불현듯 떠오른 광고카피가 ‘떠날 자격’에 대한 고민으로 번져 나를 옥죄고 있던 그 때,
눈이 슬금슬금 내리기 시작한다. 어느새 느린 걸음을 하고 있는 차들의 행렬 가운데 여기저기서 경적이 울린다. 차가 막히는 것을 확인한 나는 재빨리 구글맵을 켜고 터미널까지의 예상도착시간을 확인하느라 여념없다.
출처
사진2,3, 갤럭시 S9+ 기본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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